가족은 병의 원인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자원입니다.
가족은 쉽게 죄책감을 느낍니다.
“내가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해서 아이가 이렇게 힘든 걸까?” “왜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을까?” “아이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면, 아이가 나을 수 있을까?”
섭식장애를 겪는 사람과 가족은 서로의 관계를 되짚어보고, 필요한 부분을 바꿔갈 수 있습니다. 그 과정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수도 있고, 늦었지만 꼭 필요한 사과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.
하지만 가족을 섭식장애의 원인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정확하지도,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. 섭식장애는 가족이나 부모 탓이라는 단순한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. 기질, 신체 상태, 또래 관계, 학교와 직장, 미디어, 사회문화적 압력, 외상 경험, 우울과 불안, 다이어트 문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.
가족 안에서 바꿔야 할 말과 행동은 있을 수 있습니다. 그러나 부모와 가족을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면, 회복 과정에서 가장 가까이 곁에 설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을 잃게 됩니다. 지금 필요한 것은 원인 찾기보다, 가족이 어떻게 다시 힘을 얻고 아픈 사람의 편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일입니다. 사랑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일이 가족에게도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있기에,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보살핌입니다.